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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존 윅 4, 완전한 자유를 위해

by 페트라힐스 2023.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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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윅의 세계관

존윅은 전설적인 킬러였다. 하지만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하면서 은퇴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병으로 아내가 사망하였고 슬픔 속에 외롭게 살아가고 있었다. 어느 날 지나가던 마피아 보스의 아들이 시비를 걸어 차를 빼앗았고 아내가 남겨준 개 마저 죽이게 된다. 세상에 홀로 남겨진 존은 지하에 묻어 둔 무기를 꺼내고 복수가 시작된다. 이것이 지금까지 이어져온 존윅 시리즈의 시작이었다. '테이큰', '본 시리즈', '더 이퀄라이저', 국내 영화 '아저씨' 등 복수의 클리셰가 작동하는 흔한 내용이다. 그렇다면 왜 챕터 4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이 열광하는 시리즈물이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가장 큰 이유는 주인공 존윅을 연기한 키아누 리브스의 진심이 느껴지는 연기가 아닐까 싶다. 물론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지만 그의 눈빛과 몸짓은 나도 모르게 설득당해 버린다.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컨티넨탈 호텔일 것이다. 총지배인역의 이안 맥쉐인과 컨시어지 랜스 레딕은 존윅의 세계관 속에서 컨티넨탈 호텔과 물아일체 되어 버렸다. 겉으로 보기엔 평범한 호텔이지만 킬러들이 방문하는 곳이며 내부에서는 절대 살인 금지 조항이 있다. 이러한 상징적 의미가 있는 요소들이 모여 더욱 견고한 세계관을 구축하였다.

챕터 2(부제: 리로드)에서는 전 세계 마피아 연합체인 최고 회의(High Table)가 등장한다. 존윅이 자유를 찾기 위한 여정도 모두 최고 회의 때문이었다. 챕터 4에 이르기까지 직간접적으로 이 조직이 얼마나 대단한 곳이며 절대 파괴할 수 없는 영역임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챕터 2의 주요 내용은 이탈리아 마피아에서 최고 회의 의석을 차지한 누나를 죽이려고 한 동생에서부터 시작된다. 동생은 존윅과 이행했던 피의 계약을 통해 누나를 살해할 것을 지시한다. 피의 계약은 존윅 세계관에서 등장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며 상대에게 빚을 질 때 무엇이든 하겠다는 표식을 남기는 것이다. 어떠한 부탁이든 무조건 수행해야 하며 지키지 않을 시 최고 회의에 의해 심판받게 된다. 존윅은 임무를 완수했지만 그를 제거하기 위한 덫에 걸리고 말았다. 화가 난 존윅은 컨티넨탈 호텔 안에서 표식을 제시한 동생을 살해하게 된다. 절대 규칙을 어기면서 순식간에 도망자 신세가 되어 현상금을 노리는 전 세계 킬러들의 표적이 된다.

챕터 3(부제: 파라벨룸)은 존윅과 전 세계 킬러들의 싸움이다. 컨티넨탈 호텔 안에서 살인을 저질렀을 때 즉시 처형되었어야 했지만 총지배인의 배려로 1시간의 시간을 확보한다. 개봉했을 당시 혹평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존윅의 액션이 눈에 띄게 느려졌고 이것 때문인지 쾌감이 느껴져야 할 액션 영화에 지루함이 생겼다. 하지만 세계관은 확고했고 잠시 주춤거렸을 뿐 무너지지 않았다. 챕터 4를 관람하고 난 후 결론적으로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였다고 말하고 싶다.  

2019년 챕터 3을 개봉 후 4년 만인 2023년에 챕터 4를 개봉하게 된다. 이전 챕터에서 주춤 한 모습을 보였던 것이 사실이라 향후 시리즈 제작에 문제가 없으려면 반드시 성공해야만 했다. 우려와 달리 3시간에 가까운 러닝타임 동안 쉴세 없이 몰아치는 액션은 충격적이면서도 입을 벌리게 만들었다. 마치 영혼을 갈아 넣었다는 표현이 적당해 보인다. 이제 존윅은 하나의 살아 숨 쉬는 캐릭터가 되어 계속해서 회자될 것이고 확장하는 세계관은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할 것이다.

 

존윅의 자유

전 세계 킬러들의 타깃이 된 존윅은 목숨은 부지했지만 최고 회의가 여전히 그를 노리고 있었고 완전한 자유를 위해서는 전쟁이 필요했다. 새롭게 등장한 빌런인 그라몽 후작은 야망이 넘치고 행동에 주저함이 없는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인물이다. 최고 회의는 그라몽 후작을 앞 세워 존윅을 처리하고자 했는데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특성상 대타를 내세운 것이다. 일본 컨티넨탈 호텔, 파리 개선문, 성당 앞 계단까지 이어지는 미친듯한 액션은 이 영화가 가진 정체성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인물 외에 존윅 하면 떠오르는 건 첫 번째 챕터에 등장한 개가 있다. 어쩌면 이 모든 사건의 시작이자 복수의 정당성, 나아가서는 결국 개 때문에 목숨을 잃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존윅은 마지막 전투 전 본인의 죽음을 예감이라도 한 듯 묘비명을 '다정한 남편'으로 써달라고 했다. 결국 그라몽 후작을 처리하고 완전한 자유를 얻었지만 그의 숨소리는 희미하게 사라져 갔다. 그러나 묘비 장면만 보여주었기 때문에 존윅이 정말 사라진 것인지 알 수 없어 열린 결말이 되었다. 차후 챕터 5를 위한 포석일 수도 있고 지쳐버린 존윅을 위한 배려였을 수도 있다.

 

 

영화 및 출연진 정보

감독 : 채드 스타헬스키

주연 : 키아누 리브스, 빌 스카스가드, 이안 맥쉐인, 로렌스 피쉬번, 랜스 레딕, 견자단, 셰미어 앤더슨

조연 : 클랜시 브라운, 스캇 애드킨스, 사나다 히로유키 등

개봉 : 2023년 4월 12일

장르 : 액션

러닝타임 : 169분 (2시간 49분)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

스턴트맨 출신의 감독으로 존윅의 모든 시리즈를 연출했다. 필모그래피는 다소 빈약하지만 액션을 직접 경험해 본 사람답게 액션신을 만드는 데 있어 열려 있는 자세를 보여준다. 게임 및 영화 등 오마주한 장면들이 많으며 특히 롱테이크 촬영을 매우 잘한다. 액션 영화에서 쌓은 경험은 향후 제작 시 완성도를 높여 주겠지만 전체를 끌어 나가는 서사는 약하기 때문에 이 부분만 보완이 된다면 존윅 같은 거대한 세계관을 가진 명작이 또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건짓수' 액션

존윅이 처음 개봉했을 당시 총과 주짓수를 결합한 '건짓수' 액션이 화제였다. 가까이 있는 적을 상대할 때 주짓수로 제압하고 총으로 확실한 사살을 하였다. 간결하면서도 절제되어 있는 모습이 시선을 끌었고 하나의 시그니처가 되었다. 보통 총격 장면이 나오는 영화는 현실과 다르게 대부분 무제한으로 발사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존윅은 총알이 모두 소진되면 탄창을 갈아 끼우기 위한 동작을 했고 여차하면 총을 던져 버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스핀오프 제작 소식

첫 번째, 더 컨티넨탈

존윅의 스핀오프 드라마로 컨티넨탈 호텔의 총지배인 윈스턴의 과거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다. 2023년 9월 공개 예정이며 피콕에서 3부작 드라마로 방영된다. 배경은 1970년대이며 존윅은 등장하지 않지만 영화에서 꽤 비중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뉴욕 컨티넨탈의 주인이 될 수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두 번째, 발레리나

존윅의 스핀오프 영화로 킬러를 양성하는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에서는 존윅이 도움을 청하러 갔을 때 등장한 적이 있다. 여성 존윅이 탄생할 것인가 아니면 세계관 확장 중에 그저 그런 작품이 될지는 알 수 없다. 개봉 예정일은 2024년 6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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